2010년 5월 8일 토요일

불놀이

오늘 왜 갑자기 검은색 그 머리핀이 찾고 싶었을까.

서랍을 뒤지고 잡동사니가 가득한 박스들을 뒤적거리다가 잊고 있던 기억들을 예고도 없이 마주치게 되었다. 필통에 꽂혀 있는 빨간 라이터를 한번 흔들어 보고 계단에 앉아 아주 오래 오래 불을 붙혔다.

하나도 슬프지가 않아 눈물이 주룩 흘렀다. 매캐한 검은 연기 때문이었다.

끝까지 흔적을 남기려는 것들을 끝까지 검은 재로 만들어 나도 검게 변해버렸다.

이 봄이 떠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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