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노래야.
감독 마틴 스콜세지│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마크 러팔로
아이덴티티랑 마인드헌터를 믹서기에 넣고 갈면 셔터아일랜드가 만들어질 듯.
맥거핀들도 너무 뻔하고 굳이 스포당하지 않아도 누구나 때려맞힐법한..
스콜세지가.. 진짜 스콜세지가 이랬단 말이야?
상처가 났을때 소독약을 콸콸 부어 뇌속까지 따갑다고 비명을 지르는 듯하면 왠지 다 나은 것 같아 좋다.
그러고 보면 나의 참을성도 뭔가 내면의 문제의 발로일지도 모르겠다.
이게 착각일 수도 있는데 나는 세살때 울고 싶은데 엄마가 너무 바빠서 참았던 기억이 또렷이 난다.
엄마 친구분들은 항상 나를 보면 어릴 때 정말 참 순했다고 말씀하신다.
엄마도 오빠는 절대로 혼자 안 두고 나갔지만 나는 자주 혼자 남아 집을 봤던 것 같다.
그리고 뇌수막염 걸렸을때 무마취로 골수를 뽑아 의사선생님을 경악케했던..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몸은 부서지기 일보 직전까지도 잘 참는데 감정적인 부분은 참지를 못한다.
어릴적에 오빠한테 줄 선물을 하루 전에 사두고 너무 주고싶어서 헛구역질하는 병에 걸렸던 적도 있..
더 이상한 건 참지도 못하면서 표현도 못한다는 것이다.
오늘도..
오늘은 윤상의 음악이 싱크로율 200%인 밤이었다.
노량진에서 내리실 것 같던 눈빛의 아주머니는 결국 나보다 한 정거장 전에 내리셨고
무슨 엿도 아니고.. 인대가 늘어난 오른손에는 노동자처럼 멋진 압박붕대가 감겨 있어 이번주 전철의 길동무 책은 가방에서 나와보지도 못하고 그냥 멍때리며 오는 길, 윤상이 길동무 대타가 되어주었다.
편집론 네 시간 연강에 꿋꿋이 잘 버티다가 남은 5분을 못견디고 기절했는데, ABC초콜렛을 엎어져 있는 내 주위에 흩뿌리며 나를 깨우던 앞자리 동지.. 누나 곧 죽을꺼 같아요.. 언니 안색이 변했어요.. 라며 나의 수명을 걱정하던 어린이 동지들.. 의 관심에 힘입어 오늘은 귀가를 서둘렀다.
박살 난 자동차 유리조각처럼 흩날리던 봄 눈..
무슨 신해철 오타쿠인냥 아침엔 우유한잔 점심엔 컵라면 저녁엔 떡볶이로 영양만점의 끼니를 때운지 이주가량이 지나니 골수가 방류되는 것만 같다. 엄마가 내 방에 예술작품처럼 전시해 놓으신 각종 건강식품으로 생명연장의 꿈을 꾸어보아야 겠다.
내일은 목요일. 완전.. 목요일은 사막의 오아시스라는 매력없는 표현으로는 너무도 부족하지만 딱히 떠오르는 아름다운 구절이 없다. 아무튼 목요일이다. 목요일.
내 계획은 조조를 보고 시립도서관에들러 예약해 논 책을 찾고 던킨에 들어가 바이러스가 사라진 노트북으로 밀린 과업을 클리어하는 건데 생각만해도 건조하고 좋다. 날 찾는 이 아무도 없고..제기랄 (하지만 상봉역에 피자먹으러는 안갈꺼임)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낭만다방듣고 현장르포보고 즐거운 금요일을 시작하면 되겠구나.
좋네.
쳇.
감독 알프레드 히치콕│출연 제임스 스튜어트, 존 달, 팔리 그레인저, 세드릭 하드윅
1shot의 초고밀도 불안함.
상자 위의 그릇들이 치워지고..촛대의 불이 꺼지고..테이블보가 걷히는 순간. 심장터져 죽을 뻔했다.
꺅은 이럴때 내지르라고 있는 사운드인듯
감독 스티븐 달드리│출연 케이트 윈슬렛, 랄프 파인즈, 데이빗 크로스
시간이 흐르고, 살고, 생각하다 보니
사랑과 이해의 역학관계에 관해 조금 더 물리적인 입장이 된 것 같다.
사랑한다면 당연히 이해를 해야한다거나 이해를 한다면 그건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것 보다는
이물감이 느껴지지 않는 셀로판지의 섞임이나 응고가 일어나지 않는 같은 종류의 혈액처럼
내가 나라는 타인을 받아들이는 과정인 것 같다.
사랑은 온전한 이해이며, 이해 또한 온전한 사랑이 아닐까
루드비히 러닝타임과 비슷하게 통화를 했다. 오늘 밤은 정말 1년을 오고 간 기분이다.
우리는 이렇게 다른 아이들의 소녀적 감성과는 동떨어진 8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냈다.
개강 1주차 신입생인 내가, 남은 인생은 결혼과 자녀양육을 업으로 삼을 것이며 영화는 그 다음 문제라고 심각하게 얘기하면 더 심각한 리액션이 나올 수 있는 건 너라는 친구 뿐이라는 걸 나는 잘 알아.
우리는 참.. 200분 전에 그렇게 심각하다가 이제는 임경선 성대모사나 하고 앉아있고..
배고프다. 아까 6시부터 배고팠던 것 같은데
학교는 즐겁다.
오늘 수업시간에 9층 강의실 창가에 앉아 민방위훈련을 구경하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창가자리 아래에 초록색의 옥탑방이 하나 있는데, 지난 비오는 어느 날 비에 푹 젖어 빨래줄에 걸려있던 이불이 오늘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민방위훈련을 구경했다.
날이 서서히 개기 시작하면서 기분도 서서히 좋아지기 시작했다.
사랑의 감정을 15분내로 표현하기에는 막막한 감이 있어 분노의 감정을 표현했지만 무슨 분노가 그렇게 유약하냐며 선생님께 지적을 받았고 두 가지의 감정 모두 조용히 집에서 다시 이끌어 내 봐야할 것 같다.
감정 소모에 좀 더 유연한 사람이 되어야 할텐데..
좋고 싫음의 단계를 가질 수 있으면 좋을텐데 나의 극단적인 예스 올 노가 감정을 너무 빠르게 방전시켜 버리는 것 같다.
관심 안의 사람들을 너무 많이 좋아하는 건 불치인 것 같고..그저 관심없는 사람들에게도 조금이나마 감정을 소모하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나저나 나는 지금 너한테 관심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관심의 표현은 피드백이거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