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18일 목요일

한 걸음 더

오늘은 윤상의 음악이 싱크로율 200%인 밤이었다.

노량진에서 내리실 것 같던 눈빛의 아주머니는 결국 나보다 한 정거장 전에 내리셨고

무슨 엿도 아니고.. 인대가 늘어난 오른손에는 노동자처럼 멋진 압박붕대가 감겨 있어 이번주 전철의 길동무 책은 가방에서 나와보지도 못하고 그냥 멍때리며 오는 길, 윤상이 길동무 대타가 되어주었다.  

편집론 네 시간 연강에 꿋꿋이 잘 버티다가 남은 5분을 못견디고 기절했는데, ABC초콜렛을 엎어져 있는 내 주위에 흩뿌리며 나를 깨우던 앞자리 동지.. 누나 곧 죽을꺼 같아요.. 언니 안색이 변했어요.. 라며 나의 수명을 걱정하던 어린이 동지들.. 의 관심에 힘입어 오늘은 귀가를 서둘렀다.

박살 난 자동차 유리조각처럼 흩날리던 봄 눈..

무슨 신해철 오타쿠인냥 아침엔 우유한잔 점심엔 컵라면 저녁엔 떡볶이로 영양만점의 끼니를 때운지 이주가량이 지나니 골수가 방류되는 것만 같다. 엄마가 내 방에 예술작품처럼 전시해 놓으신 각종 건강식품으로 생명연장의 꿈을 꾸어보아야 겠다.

내일은 목요일. 완전.. 목요일은 사막의 오아시스라는 매력없는 표현으로는 너무도 부족하지만 딱히 떠오르는 아름다운 구절이 없다. 아무튼 목요일이다. 목요일.

내 계획은 조조를 보고 시립도서관에들러 예약해 논 책을 찾고 던킨에 들어가 바이러스가 사라진 노트북으로 밀린 과업을 클리어하는 건데 생각만해도 건조하고 좋다. 날 찾는 이 아무도 없고..제기랄 (하지만 상봉역에 피자먹으러는 안갈꺼임)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낭만다방듣고 현장르포보고 즐거운 금요일을 시작하면 되겠구나.

좋네.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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