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드비히 러닝타임과 비슷하게 통화를 했다. 오늘 밤은 정말 1년을 오고 간 기분이다.
우리는 이렇게 다른 아이들의 소녀적 감성과는 동떨어진 8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냈다.
개강 1주차 신입생인 내가, 남은 인생은 결혼과 자녀양육을 업으로 삼을 것이며 영화는 그 다음 문제라고 심각하게 얘기하면 더 심각한 리액션이 나올 수 있는 건 너라는 친구 뿐이라는 걸 나는 잘 알아.
우리는 참.. 200분 전에 그렇게 심각하다가 이제는 임경선 성대모사나 하고 앉아있고..
배고프다. 아까 6시부터 배고팠던 것 같은데
학교는 즐겁다.
오늘 수업시간에 9층 강의실 창가에 앉아 민방위훈련을 구경하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창가자리 아래에 초록색의 옥탑방이 하나 있는데, 지난 비오는 어느 날 비에 푹 젖어 빨래줄에 걸려있던 이불이 오늘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민방위훈련을 구경했다.
날이 서서히 개기 시작하면서 기분도 서서히 좋아지기 시작했다.
사랑의 감정을 15분내로 표현하기에는 막막한 감이 있어 분노의 감정을 표현했지만 무슨 분노가 그렇게 유약하냐며 선생님께 지적을 받았고 두 가지의 감정 모두 조용히 집에서 다시 이끌어 내 봐야할 것 같다.
감정 소모에 좀 더 유연한 사람이 되어야 할텐데..
좋고 싫음의 단계를 가질 수 있으면 좋을텐데 나의 극단적인 예스 올 노가 감정을 너무 빠르게 방전시켜 버리는 것 같다.
관심 안의 사람들을 너무 많이 좋아하는 건 불치인 것 같고..그저 관심없는 사람들에게도 조금이나마 감정을 소모하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나저나 나는 지금 너한테 관심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관심의 표현은 피드백이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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