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프로 금단현상에 손을 덜덜덜 떨면서 광속으로 라스를 다운받았다.
가끔씩 노을지는 무한도전의 배경이나, 웃겨보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한개도 안웃긴 개그 장면들에서 뚝뚝 울기도 하지만 (이뭐병이 아니라 슬픔의 코드가 다른 것 뿐) 지난 주 라디오스타 트리븉 김현식 편을 보면서 남들이 이프온리 보면서 울듯이 콧물까지 풀어가며 울었다.
나도 나이가 먹는지, 10대나 20대 초반 아이들을 보면 그 젊음이 한없이 부럽다가도 그들은 느끼지 못했던 우리시대의 문화들에 또 다시 자신감을 얻는다.
어찌보면 나야말로 '아이돌(댄스)가수붐' 세대이다. 스스로를 한국가요의 주요 팬층이라 자처하던 초중딩 시절에 '아이돌'이라는 용어가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그 '아이돌'스타들이 엄청나게 등장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을 겪기 이전에 우리에게는 이미 넥스트, 015B,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 이승환, 토이, 전람회, 김건모, 신승훈, 유영석.. 수 많은 뮤지션들이 있었으며 김현식, 김광석, 조동익, 유재하, 박학기, 부활, 봄여름가을겨울을 라디오에서 들을 수 있었던 기쁨이 있었다.
1997년 나의 마이마이에는 젝키1집과 더불어 김동률 1집과 넥스트 4집도 꽂혀있었지만 요즘 중학교 1학년 아이들의 MP3에는 짐승돌들과 걸그룹들의 파일만이 가득할 뿐이라는 사실이 진짜 너무나도 안타깝다ㅠ
라디오에서 흘러 나온 노래의 제목이 궁금하면 홈페이지에 찾아가 검색만 하면 되고, 순식간에 다운 받으면 내 것이 되고, 첫번째 파일에서 100번째 파일로 넘어가는데 휠 몇번 돌리면 그만이고 맘에 안들면 삭제해 버리면 그만인 요즘 시대에게 과연 음악이 귀하고 소중하게 여겨질 수 있을까? 아이돈띵쏘
진정한 귀중함은 간절한 마음으로부터 생겨나는 건데..
아무튼 지난 주 라스. 중간중간 눈에 거슬리는 신정환의 비천한(의무적 발언이었겠지만 이번에는 사심 가득담아 진짜 비루하고 천하게 느껴졌다) 개그만 빼고, 그들만의 사적인 추억과 나의 추억들이 함께 묶여서 흘러갈 수 있었던 좋은 방송이었다. 지금은 옷들에 파묻혀 형체가 드러나지 않는 나의 야마하와 함께 했던 <비처럼 음악처럼>, <내사랑 내곁에>를 들으면 생각나는 그 때 그사람..
아 이밤 컴퓨터 파일이 아닌 CD 속 그의 음악들이 몹시도 듣고시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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