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김현석│출연 임창정 엄지원 박철민
나 사실 이 영화에 관심없었다. 개봉 당시 포스터만 보고 선동렬감독의 바이오그래피 정도로 생각했기에 별로, 그랬다.
임창정이 이 영화로 최우수 연기상을 받을때도 호기심보다는 의아함이 더 컸었다.
지금까지 내가 느낀 그의 연기는 이현도 작곡의 노래처럼, 나쁘진 않지만 다 똑같았기 때문이다.
영화는 뚝 떼어놓고 임창정이라는 배우에 대한 이번에는 뭐가 달랐을까? 정도의 의아함.
그러다가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스카우트>를 내 인생의 영화라고 소개하는 그를 보며 그제야 영화자체에 호기심이 생겼고, 씨네21에서 권해효씨가 쓴 글을 읽었을 때는 보고 싶어 안달이 났었다.
그리고 오늘 시네마테크에서 <스카우트>를 보았다.
포스터가 흥행실패의 대들보 역할을 크게 했다.
이렇게 막힘없이 들어오는 한국영화를 최근에 본게 언제였는지 싶을 정도로 즐거운 시간이었는데 포스터는..
영화는 안보고 키워드만 주워 들어다가 만든게 틀림없다 아오. (천상의 피조물 이후 최악 탑투인듯)
보기 전에는 5.18 이야기를 듣고 싶은 마음이 컸었지만 보고 나니 웰메이드 멜로물이었던 것 같았고 그 선택이 탁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감독님도 한치의 망설임없이 이건 멜로물이라고 말씀하시니 참 좋았다. 당신이 당신이기 때문에 좋은 것처럼, 멜로영화가 멜로영화여서 좋은 느낌..
임창정은 여전히 임창정이었지만, 호창이라는 인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냥 호창이었다.
보는 내내 그리고 불이 켜지고 나서도 임창정에게서 헤어나올 수가 없었다.
어디가 다르다고 딱 선을 그을 수는 없지만 곳곳에서 그의 절제가 느껴졌다. 그 절제는 대단했다.
그리고 임창정-엄지원은 분명 싱크로율 100%는 아니다. (감독님 표현을 빌자면 씨지비와 시네마테크의 조합이랄까) 하지만 임창정-고소영과는 다른 이질감이었다. 계속해서 서로가 서로를 채워주어 끝에는 모두가 가득 채워진 느낌이었다. 너무 칭찬일색이지만, 그럴 만 하다.
울라고 울라고 옆에서 양파를 까지 않아도 내가 내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나온다.
하지만 과연 그는 행복할까 라는 의문이 들지 않는다.
해피앤딩이라는 플랜카드를 걸지 않아도 우리는 알 수 있다.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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