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16일 월요일

장마(1979)

 

감독 유현목│ 출연 황정순, 이대근, 김신재, 김석훈

 

2시간 3분동안 구질하게도 비가 내린다. 안그래도 심란한데 장마가 시작되었다.

무지(無知)가 순수함을 비집고 올라오면 위험한 법. 무지는 순수함 속에 묻혀있어야 순수함으로 위장되는 것이다. 그래서 좌빨의 옳고 그름을 떠나, 빨간 안장을 못차 안달이 난 이대근이 위험한 것이다.

나는 고밀도의 순수함으로 위장한 채 태백산맥을 읽었었었었..고 오래도 버텼지만 이제 위험수위에 다다랐음이 느껴진다.무지라는 단어도 사치스러울 정도로 나는 역사와 정치에 무식..ㅜ 시급히 한홍구님의 책들이 수혈되어야 할 시점이다.

지금도 우리는 분단국가지만, 석철이와 동만이네 사돈간은 서로 화해를 한다. 여기에도 역시 샤머니즘이 끼어있는데 윈도우세븐도 따라갈 수 없는 지혜로움의 결정체이다! 오랜만에 히치콕의 프렌지를 능가하는, 또 다른 쾌감을 경험했다.

이 영화 역시 소설이 원작.

윤흥길 선생님의 <장마>를 각색하였는데, <장마>는 필독서로 분류되었던 탓에 지금 내 뇌에서는 백업 불가 포맷상태다.. 그래서 약간 모순스러운 표현이 되겠지만 소설만큼이나 아름다운 영화였(던것 같)다.

중요한 포인트! 이대근 아저씨의 폭발직전 마초 게이지를 감상하며 <뽕>과 <장마>의 선후관계가 궁금해 참을 수가 없었는데 이거슨 나에게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다. 이두용 감독님의 <뽕>이 그 당시에 나한테는 볼륨을 뮤트로 맞춰놓고 채널 버튼에 손을 고정시킨채 몰래 봐야만 했던 완전 에로물이였기 때문이다.(그리고 다시 본 적이 없음. 성인물에 자유로워지고 나니 호기심 제로)

이대근 아저씨는 <뽕>때문에 변강쇠가 되고 석철이도 된건지.. 그렇다면 약간 슬플 것 같아..

ㅎ다행히도 원조는 <장마>의 석철이다(석철이-삼돌이-변강쇠 순) 석철이가 불후의 삼돌이와 변강쇠를 탄생시킨 거란 말이지!

모든 것이 다 다행이다.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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