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1일 금요일

처녀들의 저녁식사(1998)

 

감독 임상수│출연 강수연, 진희경, 김여진, 조재현

 

1. 결혼을 통해 안정된 삶을 살고 싶어하는 연. 한 사람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통한 안정을 찾고 싶다기 보다는 물질적인 안정을 원하기에, 별로 잘 나가지않는 시나리오 작가 남자친구에게 굳이 결혼을 강요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의없게 남자친구에게 이별통보를 받고 이제는 육체적인 욕구마저 풀 곳이 없다.

현실은 계속해서 만족스럽지 않고, 친구 호정에 대한 약간의 경멸마저 자격지심스럽다.  

원나잇 상대였던 남자에게 마저 설렘을 느끼는, 찌질한 여성이 아니라 지극히 일반적인 여성이다.

살다보니 '결혼만이 나의 길'이 되었다면, 선이 정답인데 그러자니 집안도 나이도 직업도 걸리지만 어쨌든 선이 최상의 선택이 될 것이다.

원래 결혼보다 꿈을 좇으며 살 것도 아니었다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시집을 갔어야 했다. 그래도 우리나라에서는 예쁘고 어리면 반은 해결되니까.  

 

2. 섹스앤더시티의 사만다스러움을 맡고 있는 호정. 이 놈이랑도 잘 수 있고 저 놈이랑도 잘 수 있다. 그게 뭐 대수라고. 하지만 별로 위태로워보이지 않으며 심지어 셋 중에 제일 그렇다.

간통 아니 살인을 저지르고 와도 그녀만 사랑할 정신빠진 남자가 늘 그녀의 곁에 있다.

호정의 베이스에 깔린 의식주 노프라블럼 마인드에서 베어나오는 여유로움도 한 몫 하겠지만, 일단은 보기드문 저 남성 덕분이다. 시궁창에 빠진 그녀를 건져내면 결국에는 자신에게 올 것이라는 것을 아는 남자와, 시궁창에 빠져도 그는 나를 건져 줄 것이라는 것을 아는 여자.

그저, It's your life.

 

3. 연애경험 전무 순. 모든 연애관계에 육체적관계가 포함되지는 않지만 어쨌든 그녀는 virgin이다.

능력도 있고 나름 재밌게 살고 있지만 친구들의 울긋불긋 연애담을 들을 때마다 많이 부러울 것이다.

이미 그녀는 정신적 버진일 수 없는 나이이기에 불쑥불쑥 찾아드는 육체적 욕구는 스스로 해결한다. 게다가 첫 경험에 대한 환상도 없다.

벌써 그렇게 연애와 사랑에 시크해 질 필요는 없다.

그냥 구례에 폭우가 쏟아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뿐이다.

 

영화가 과장되다고 욕 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극단적인 캐릭터들이 아니라면 사실 대부분 1+2+3인데,

그러면 재미없다고 욕 할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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