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28일 일요일

브로콜리...너마저

돈으로 따져서 뭐하지만 4천원짜리였던 브로콜리 데모 앨범을 개인거래자들이 10만원에 때리고 있다.

흥 나의 소유욕은 10만원따위에 무릎꿇지 않는다고. 다만 다른 방법을 모색할 뿐

3월달에는 꼭 재발매 앨범이 나오리라 확신하며.. 다만 참을 뿐

버팔로66 ost도 가격이 무슨..

한 50년뒤에는 내 넥스트 한정판 CD들로 집한채 살지도 모를일이군 크하하 하지만 현실은 할렘..

 

또 할일없이 혼자 추억놀이 할라고 고3때 오빠가 생일선물로 사준 파나소닉 울트라ㅎ슬림 씨디피를 먼지구덩이 속에서 건져냈는데 이제는 아무리 입으로 바람을 불어도 렌즈가 완전 맛이 가서 작동을 하지 않는다ㅜㅜ 이렇게 CD 속 음악들은 오늘도 무미건조하게 아이튠즈를 거쳐 2메가짜리 파일로 전락해버린다..

어쨌든 나는 여전히 4천8백원짜리 테입이 더 좋고 만 2백원짜리 씨디가 더 좋다.

너덜너덜한 전람회2집 테입 속지와 기스덩어리 토이4집 씨디는 보기만 해도 날 행복하게 만든다.

 

명품은 내 돈주고도 살 수 있거든. 난 내 마음을 채워줄 선물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건데.

그래서 참 외롭다.. 어렵다..

 

커뮤니케이션의 이해

 

2010년 2월 25일 목요일

내게 머물러

Bread And Roses(2000)

 

감독 켄 로치│출연 엘피디아 칼리로, 애드리언 브로디, 필라 파딜라

 

빌어먹을 자본주의라고 욕하고 사회주의로 전향해버릴 수도 없고  

어떤 투철한 이념과 철학이 있어 인권운동에 뛰어들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지금은 그저 음지의 마른 나뭇가지들을 마구잡이로 쳐 내어 일부로 양지를 보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회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되어 약자의 편이 되었을 때, 아주 조금이나마 그들에게 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날을 위해 나는 시궁창 속에서도 유유히 헤엄을 쳐야겠지

그리고 적어도 10년 뒤에는,

켄로치가 나를 울렸 듯 나도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있어야지

 

No ordinary love

shalabla

 

오늘 아침 일어나니까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다.

나는 참 내 일이나 잘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너가 뭐가 힘들어?

나도 힘들거든. 이라고 절대 말하지는 않지만

몰라도 상관은 없는데 그런 생각이 날 너무 슬프게 한다고..

 

오늘도 루시드폴이 건네는 위로의 노래를 들으며 조용히 삽으로 땅이나 파야겠다.

The Hero

2010년 2월 23일 화요일

나와. 밖으로 걸어 나와.

"내가 지금 취업도 아니고 사랑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어야 되는거냐?"

 

눈으로만 보고있던 텔레비전을 꺼버리고 말했다.

"인생에서 사랑만큼 중요한게 어디있어?"

 

우리가 사랑 잘해서 천하대에 갈 것도 아니고, 공식안에 갇혀있지마.

어 사랑은 이기적인거야.

내 사랑이 끝났는데 뭐가 더 남아있을꺼 같아?

그럼 끝나지 않게 했어야지, 서로 진짜 인연이었어야지.

 

본인이 더 잘 알고있겠지만, 상황에 휩쓸려 자신의 마음을 의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성큼성큼 와버린 봄 날처럼 빨리 잘 마무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랑이 그리 쉽게 찾아오는 건 아니니까.

 

아, 물론 나도.

 

2010년 2월 22일 월요일

Ils Se Marierent Et Eurent Beaucoup D'Enfants(2005)

 

감독 이반 아탈│출연 샬롯 갱스부르, 이반 아탈, 알랭 샤바, 아누크 에메, 조니 뎁

 

사랑만큼 행복한 것이 있을까 아픈 것이 있을까

어려운 것이 있을까

 

사랑은 시작도, 과정도, 끝마저도 어렵다.

시작과 끝은 인력으로만은 안된다고 해도, 그러나 과정만큼은 얼마든지 행복하게 만들어 갈 수 있다. 얼마든지

손끝만 스쳐도 설레던 그 때를 지금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여전히 그건 사랑이다.

설렘만을 좇아 계속해서 인생을 리셋한다면, 불행하겠지.

어렵지만, 행복하다.

굳이 어렵게 풀어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와 함께여서 참 고맙다는 마음이면 될텐데.

 

2010년 2월 21일 일요일

아 제기랄

당산역을 지나 한강을 건너 오는데 날씨가 너무 좋은거다..

그리고 오늘도 여전히 홍대는 커플들로 득실득실..

나도 남자친구 손잡고 놀러가고 싶다ㅜㅜ

그저께 촬영감독님이 이제 입학해서 학교다니면 하루에 일년씩 늙어갈꺼라고 시집 다 갔다며 나를 즐겁게 해주셨는데

이런 식이면 충분히 가능해보인다

아 진짜 차라리 외로움따위도 생각할 겨를 없었던 지난 겨울 시궁창일때가 좋았어..

2010년 2월 19일 금요일

호러블 카메라

널부러져있는데, 학교에서 오늘 촬영인데 왜 아직 안오냐고 전화가 왔다. 갓

종이에 커다란 빨간글씨로 적혀있는 26일은 도대체 누가 적은거란 말인가.

요즘 자꾸 듣고싶은대로 듣는 경향이 있다..

암튼 초고속 화장을 마치고 거적대기하나 두르고 충무로로 슝슝슝 날아갔다. 항상 가는날이 장날이지 오늘은 강북권 학교들의 대거 졸업식 날이라 대낮의 지옥철을 경험했다.  

아무튼 1분 전 세이브.

다행히 선배가 아직 촬영중이라 교수님 말씀상으론 사상 최초 학교안내 에스코트를 받으며 변태같이 새 건물 냄새에 킁킁거리며 좋아하다가 드디어 촬영감독님과 독대.

아 근데 자꾸만 나보고 예쁘다는 거다.. 인디밴드 가수 누구를 닮았는데? 등등 이라고 하셔서 저는 임청하를 닮았어요 그랬다가 재빠르게 감독님 차라리 욕을 하세요라고 알아서 바싹 엎드렸다. 아무튼 취향 참으로 독특하신 듯

카메라가 무진장 좋은지 스케치북..악몽의 스케치북과는 사뭇다른 피사체로 변신했다ㅋㅋㅋ

뭐 그래봤자.. 여전히 호러블 카메라다..

편집의 신이라고는 하셨지만 마스터원본은 내 선에서 다 폐기처분 시켜버릴꺼다.

 

촬영이 끝나고 엄마랑 밖에서 접선을 했는데 내 꼴을 보시고는 그러고 촬영갔다 왔냐며ㅋㅋㅋㅋㅋㅋ

울면을 사주셨다..

향기로운 추억

2010년 2월 18일 목요일

사소한 별 것

나의 목은 득음의 경지에 오른 사람의 것 마냥 피 맛을 내기 시작했지만 오늘의 저녁식사는 도무지 거절 할 수가 없었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어른들의 말씀은 사실 발저리고 결코 편하지만은 않지만, 진심으로 좋아한다.

빨간 아구찜이 너무 매워 콩나물만 주섬주섬 먹으며 저린 발에 혈액순환을 해가며

칭찬 90%보다 가슴에 콱 박히는 뼈있는 말씀10%를 애써 더 마음에 새겨듣고 돌아왔다.

그 10%를 통해 나머지 90%가 현실로 이루어지도록 하면, 나는 그러면 되는 것이다.

 

어제 문득

얼굴을 마주보고 나눈 대화보다도 무심히 흘러가는 말 한마디의 잔상이 오래오래 남는다는 것을 새삼스레 알았다.

어제 그리고 오늘

아주 사소한 것들이 마음을 움직이는 매우 별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Away We Go(2009)

 

감독 샘 멘데스│출연 존 크래신스키, 마야 루돌프, 매기 질렌홀, 조쉬 해밀톤 등

 

이것을 삶이라고 이야기 한다면, 혹은 사랑이라고만 이야기 한다고 해도

내 인생의 유통기한이 만년으로 늘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 좋은 사람을 만나 나도 그에게 참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천년만년 행복할 수도 있겠다는 무모한 생각마저 들었다.  

 

그들이 선택한 보금자리 만큼이나 포근했던, 건물 한 벽면을 가득 채운 기분좋은 포스터와 비듬처럼 날리던 눈송이.

함께라서 더 좋은 시간이었다.

 

'서울아트시네마 운영자 공모'에 관한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의 입장

 

영화진흥위원회의 ‘서울아트시네마 운영자 공모’에 관한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의 입장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이하 한시협)는 최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서울아트시네마 운영자 공모’와 관련해 많은 논의 끝에 이번 ‘2010년 시네마테크전용관 지원사업 운영자-서울아트시네마 운영사업’ 공모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힙니다.


첫째, 영진위가 현재 진행중인 공모제는 너무 짧은 일정에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지난 목요일(2월 10일) 저녁에 공모안이 나왔고, 일주일도 채 안 되는 기간 안에 이후 일 년 동안 사업을 운영할 계획안을 제출하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일주일 만에 사업자를 마감하고, 또 일주일 만에 단지 사업계획안만을 보고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것은 장기적인 사업계획하에서 진행되어야 할 시네마테크 사업에 파행을 불러올 수밖에 없습니다. 공모만을 노리고 준비한 사업자가 없는 한 현행의 공모제는 처음부터 파행을 내포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둘째, 영진위는 공모제와 관련해 공식적인 사업자 설명회나, 장기 비전을 제시하는 단 한 페이지의 정책도 제시한 적이 없습니다. 이런 부실한 공모제는 문화예술의 지속성 사업이라기보다는 요식행위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화계와 영진위의 오랜 논의와 협력으로 안정적인 공간마련을 위해 2008년 영진위 예산에 ‘다양성영화 복합상영관’이라는 이름으로 총 500억 규모의 예산이 마련되었으나 2008년 주어진 예산을 쓰지 않아 시작도 하지 못한 채 복합상영관 설립은 좌초되었습니다. 그 이후 영진위는 ‘다양성영화 복합상영관’과 관련한 아무런 대안 마련 없이 독립영화전용관, 영상미디어센터 공모전환을 강행했고 이제 시네마테크전용관 운영자 선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셋째, 공모제로의 전환과정, 합당한 평가 절차 등 보완되어야 할 사항들이 많음에도 그 어떤 개선도 이루어지지 않은 채 진행되는 공모제는 또 한 번의 파행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이미 진행되어 물의를 빚고 있는 미디어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공모와 관련한 일련의 과정이 공개적이고 합리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어떤 보장도 할 수 없습니다. 영진위는 앞선 공모제 진행에 관해서도 ‘문제없다’라는 입장만 개진하고 있을 뿐입니다.

넷째, 영진위는 시네마테크 사업에 대한 지원여부를 판단할 수는 있을지언정 민간이 설립한 서울아트시네마의 운영주체를 마음대로 결정할 권리는 없습니다.

한시협이 지난 2월 16일 공개한 질의서에도 담긴 내용이지만, 엄연히 서울아트시네마는 한시협이 개관하고 극장을 등록한 고유한 브랜드로 영진위가 마음대로 운영자를 모집할 법적 권리가 없습니다. 게다가 영진위가 허리우드 극장과 직접 계약을 하고 있는 한시협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허리우드 극장주와 계약을 시도하려는 의도를 보인 것은 명백한 운영권 침해 행위입니다.



시네마테크활동은 1990년대 초반부터 전국의 시네마테크 단체들이 활동을 시작하고 90년대 후반부터는 고전영화의 필름 상영회를 진행하며 영역을 넓혀갔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이르러서는 고전영화의 필름상영회가 양적, 질적인 면에서 큰 도약을 이루면서 전국에 흩어져 있던 시네마테크 단체들은 좀 더 집중적으로 시네마테크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하고 안정적인 시네마테크전용관 설립을 위해 기존에 활동하던 전국의 15개 시네마테크 단체들이 연합하여 2002년 1월 25일 사단법인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를 출범시키게 됩니다.

같은 해 5월 10일에는 전국 시네마테크 단체들의 숙원인 시네마테크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가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서 개관하였고 그 과정에서 영진위는 시네마테크 사업이 영화문화 다양성을 활성화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 2002년 전용관의 임대료를 지원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시협은 2002년 서울아트시네마 개관 이후 대관 행사를 제외하고 연간 90%의 고전영화, 영화사 거장들의 회고전 및 특별전 등의 프로그램을 개최하며 3,000편이 넘는 영화를 상영했고 40만 명의 관객이 영화와 새롭게 만났습니다.


한시협은 지난 8년 간 한 해 400편이 넘는 고전, 예술, 독립영화를 상영하며 민간 시네마테크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평균 75%에 달하는 유료 관객회원 재가입율을 볼 때 한시협의 활동을 통해 고정적인 관객층이 형성되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한국을 대표하는 배창호, 이명세, 박찬욱, 봉준호 등의 영화감독들과 안성기, 황정민, 유지태, 류승범, 문소리, 김혜수 등의 영화배우들 그리고 정성일, 김영진 등 영화평론가들이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이라는 이름으로 매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를 함께 개최하며 시네마테크를 알리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한시협은 전국적인 시네마테크 단체들을 대표하면서 국내에 시네마테크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며 비영리 상영방식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습니다. 이를 위해 영진위의 일부지원금 외에도 다양한 자체 수익사업 및 후원사업으로 부족한 재원을 충당해 왔고, 국내외의 시네마테크와 많은 문화단체, 대사관, 관공서 등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국제적인 문화 활동을 지속해 왔습니다.

또한 시네마테크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 운영 외에도 지역 시네마테크네트워크 사업을 통해 전국의 시네마테크 단체들과 함께 연간 20여 건의 지역순회상영 지원, 지역자립형 사업지원, 지역인프라구축을 위한 지역인력교육사업 등 시네마테크 활동이 전국적으로도 확산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지난 8년간 커다란 성과를 내왔고 문제없이 진행한 시네마테크에의 지원사업을 공모로 변경하기 위해서는 이전 사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새로운 정책의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가능한 것입니다.

그동안 한시협은 서울아트시네마와 시네마테크네트워크 사업을 운영하며 연간 4차례의 분기 보고서와 1년 동안의 실적 보고서를 제출했고, 2009년에는 세 차례의 감사를 받았지만 사업 수행에 결함이 있다는 지적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더욱이 2009년 4월 29일 있었던 시네마테크지원사업 수행평가에서는 평균점수 85점을 받으며 “‘사업계획’(30점) 영역에 따른 4개 항목, 6개 세부항목에 대한 평가는 다른 영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점수를 받았음. ‘운영목표의 명확성’ ‘시네마테크 전용관 사업 이해도 및 취지 부합성’ 등의 세부항목에 대한 평가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었음.”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등의 문제가 없었기에 갑자기 시네마테크를 공모로 전환하겠다는 정책적 변경이 어떤 근거에서, 어떤 목적으로 진행되는 가에 대해 한시협은 영진위가 보다 책임있는 논의와 판단을 내려야 함을 역설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경과를 보면 영진위는 정책결정자로서의 책임있는 논의와 절차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고, 급기야 시네마테크 지원사업을 공모로 전환하는 확실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지난 2월 10일 일방적으로 공모안을 공고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는 이러한 문제들과 관련해 영진위가 정책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공식적으로 납득할 만한 입장을 들려주기를 기대해 왔습니다. 하지만 영진위는 이와 관련해 아무런 노력도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한시협은 시네마테크의 지원사업에 대한 중장기적인 정책마련과 제도의 보완이 이루어지지 않는 조건에서 시네마테크의 공모제에 참여할 수 없음을 밝힙니다.



2010년 2월 17일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광주시네마테크, 대구시네마테크,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대전시네마테크,

문화학교 서울, 시네마테크 부산, 씨네오딧세이(청주), 제주씨네아일랜드)

2010년 2월 16일 화요일

Revolutionary Road(2008)

 

감독 샘 멘데스│출연 케이트 윈슬렛,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케시 베이츠, 마이클 섀넌

 

지난 봄, 아트레온에서 눈부시게 다가왔던 이 영화를 나는 기억한다.

분명히 봤는데, 왜 남겨두지 않았을까.

방 문 손잡이, 옷장 손잡이에 아무렇게나 걸려있는 영화제 패키지들이

벌써 3월 레디를 외치고 있는 달력과 전자파를 먹은 듯이 파노라마치는 너저분한 지난 1년간의 기억들을 더욱 뭉뚱그려 버리는 듯 하다.

내일 샘 멘데스를 만나러 가는데, 내 기억에만 있는 레볼루셔너리 로드와 아메리칸 뷰티 중 하나를 다시 꺼내어 보고 싶었다.

그래서 레볼루셔너리 로드를 꺼냈다.

 

광채가 휘몰아치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어디로 가고 늙은이만 남았냐는 사람들의 실망과는 달리, 내 눈은 전자파에 과도하게 노출이 된 탓일까. 디카프리오가 너무 꼬마신랑같아 너무 불안했다.

케이트 윈슬렛이 너무 육덕지게 나온 탓일지도(그래도 샘 멘데스의 사랑스러운 눈빛이 대한민국 부천시까지 전해지드만..)

비정상.

많이도 아니고 한 이삼년 전까지만해도 삶에 있어서의 정상과 비정상을 단칼에 나눠버릴 수 있는 건방짐이 있었는데 2010년 현재는. 왠만하면 다 정상이라고 생각하며 살고있다. 높은 연봉을 위해 온 몸을 야근에 불사르며 사는것도, 나처럼 통장잔고 탁탁 털어가며 꿈이 밥먹여 준다고 생각하고 사는 것도 자기 자신이 평생 책임지고 살 수만 있으면 되지 않을까.

'평생 책임지고 산다'는 것의 무게가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사람만이 '정상'이라는 거다.

 

예전에는 그녀의 줄담배에 태아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이번에는 그 연기가 전부 내 몸속으로 빨려들어 오는 것만 같아 매스꺼워 죽을 뻔했다.

그리고 이번에 또 난 캐시베이츠의 남편이 주머니에서 총을 꺼내는 줄 알았다.

 

변해가네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영화진흥위원회의 '서울아트시네마 운영자 공모'에 관한 공개질의

영화진흥위원회의 '서울아트시네마 운영자 공모'에 관한

공개질의

 

 

지난 2월 10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2010년 시네마테크전용관 지원사업 운영자 선정 공모’ 공고를 통해 접수를 시작했습니다.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이하 한시협)는 공식입장을 표명하기 전 공지된 공모 내용에 몇 가지 의문을 해소하고자 영화진흥위원회에 아래와 같이 질의합니다.

 

1.

2002년 개관한 서울아트시네마는 한시협이 운영하는 시네마테크전용관이며, ‘서울아트시네마’는 해당구청에 한시협 대표자의 이름으로 <영화상영관등록>이 되어 있는 명칭입니다.

그런데 영진위는 ‘2010년 시네마테크전용관 지원사업 운영자 선정 공모’ 내용에서 사업명을 ‘시네마테크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 운영 및 지역 네트워크 활동 지원 사업’으로 명기함으로써 시네마테크전용관사업 운영자가 그 사업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수행하도록 하겠다는 의도를 표명하였습니다.

이는 한시협이 ‘서울아트시네마’라는 상영관 명칭에 대해 가지고 있는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상의 권리를 명백히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영진위는 어떤 근거에서 ‘서울아트시네마 운영자’를 공모하는 것입니까?

 

 

 

 

2.

주택 임대차의 경우에도 본인이 이주할 곳의 계약 종료 시점이 언제인지 먼저 확인하는 것은 상식입니다. 한시협은 임대인으로부터 계약 해지를 통보받은 적도 없으며 한시협과 허리우드극장과의 계약기간이 2010년 3월 31일까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운영약정기간을 2010년 3월 1일’로 명기한 근거는 무엇입니까?

 

 

3.

영진위는 지난 2009년 ‘넥스트플러스 여름영화축제’ 운영처 선정 시 ‘영화진흥위원회 예산회계규정 제82조(입찰자의 지명), 제83조(지명통지), 제63조(경쟁방법)에 의거, 지명경쟁입찰에 1개사만 등록할 시에는 자동유찰로서 재통보(공고)를 통한 입찰을 진행하여야 했으나 1개 등록사를 대상으로 적격 여부 심사를 진행한 점이 규정에 어긋남을 지적받은 바, 2009 넥스트플러스 영화축제 프로그램 및 마케팅 업무 운영처 선정의 공정성 제고를 위해 재공모’를 실시하겠다고 넥스트플러스 영화축제 관련단체들에 공지한 바 있습니다. ‘넥스트플러스 여름영화축제’ 보다 운영기간과 예산 면에서 규모가 큰 사업자를 선정함에 있어 ‘1개 단체 지원 시 적격여부 판단하여 선정할 수 있음’으로 공지한 근거는 무엇입니까?

 

4.

마지막으로, 본 사업에 관한 공모제 전환 결정 및 공모 내용에 관하여 영진위 9인위원회의 의결을 거쳤는지 질의하며, 이미 위원회 의결을 거친 사항이라면 해당 안건이 논의된 회의차수 및 안건을 공개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2010년 2월 16일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광주시네마테크, 대구시네마테크,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대전시네마테크, 문화학교 서울, 서울시네마테크, 시네마테크 부산, 시네필 전주, 씨네오딧세이(청주), 영화사 진진-시네마테크 사업팀, 제주씨네아일랜드, 퀴어아카이브 서울)

 

 

 이런 망할.. 나라녹을 먹는게 진짜 마약보다 무서운 거로구나.

 

2010년 2월 15일 월요일

환상

명절에 막히는 고속도로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어릴 적에는 꼭 해남이나 여수남자와 결혼을 하겠다고 다짐했었으나, 굳이 꼭 그러지는 않아도 될 것 같다..ㅋㅋ

암튼 그래서 매우 근거리 이동을 마치고는 집에 돌아와 하루종일 라디오를 켜놓고 있는다.

이제는 지성인이니 교통방송을 켜놓는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하루종일 노래만 틀어주는 비지엠 방송은 지성인이 되고서도 끊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원래 일요일에는 잘 듣지 않는 라천을, 과속스캔들의 후폭풍이 너무 심해 잠이 오질 않아 틀었더니 비지엠 주구장창 방송 중이다. 오늘도 일찍자긴 글렀구나..그래 잠은 죽으면 평생 자..

 

그럼 즐거운 밤.

 

 

 

과속스캔들(2008)

 

감독 강형철│출연 차태현, 박보영, 왕석현, 황우슬혜

 

내 이럴줄 알았지

흥행이 빵빵 터질때 설날에 집에서 보겠군이라던 나의 예감 적중

그래서 즐거웠느냐?

미안한데 너무 유치해..

사람들은 '개연성'이라는 것에 별로 개의치 않나보다.

(영화 끝나기가 무섭게 조지아커피 광고를 틀어재낀 KBS의 0.1초 센스가 더 빛났다..)

어쨌거나 자 올 추석에는 해운대를 부탁해요. 안봤어요

 

2010년 2월 13일 토요일

절제 혹은

# 세상에는 이분되는 여러가지 부류들이 있다.

그 중에 특히 내가 경계하는 책을 많이 읽는 사람과 책을 많이 사는 사람으로의 분류.

한때 내가 책'사는'데만 꽂혀서 그 책들을 처리하느라 난독증에 시달린 적이 있었는데 아무튼 아직 그 몹쓸 습관에 항체가 만들어진 것 같지는 않아 항상 경계하고 있다.

그런데 작년 초겨울부터 난데없이 인문학강의에 꽂혀 수강신청만 하는 행태가 추가되었다.

지금 들뢰즈 토탈 40강 중에 꼴랑 2개째 들으면서 만성피로에 시달리고 있으면서 수유너머에서 개강하는 강학원을 듣고 싶어 안절부절났다. 안될말이다 아니돼

올해는 닥치고 논어나 다 읽자. 스스로도 못하는 공부를 누가 시켜준다고 잘 하겠니

이럴 때는 진짜 고등학교 때 학교공부 안 할꺼면 인문학이나 철학공부라도 열심히 해놀껄, 후회가 쓰나미친다.

그리고 (이럴 때는)진짜 결혼하고 싶다. 나의 2세가 영어단어따위는 못외울지언정 인문학적 소양이 풍부하고 문화적 감수성 또한 그에 못지 않으며 仁義 를 아는 멋진 사람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하고 싶은 생각들이 나의 욕구 불만과 겹치며 불쑥불쑥 들곤 한다.

 

# 2월 25일에 회오리바람이 개봉을 한다.

그리고 금요일부터 필름포럼에서 로빈 우드 추모 상영이 열리고 있는데, 라브 디아즈의 멜랑콜리아(무려 8시간짜리ㄷㄷ), 그리고 히치콕의 오명(을 극장에서!) 매우 보고싶다. 시네마테크 친구들영화제도 끝나기 전에 다녀와야 하는데.. 임우성 감독의 채식주의자도 완전 기다렸는데..(이상문학상에 실린 한강의 몽고반점을 좋아했었는데 진짜 헉했다.)

그런데 요즘 입만 둥둥떠서 극장에 절대 안가고 있다. 딴에는 못가는 거라고 하고 있지만 안가는거다. 이상하게 갑자기 혼자 극장에 가기가 싫어졌다.

 

# 어제 아침. 루시드폴의 알고있어요를 듣다가 진짜 리터럴리 우두커니 멈춰섰다. 레 미제라블 앨범이 처음 나왔을 때 좋군, 그러고 말았는데(감수성이 바닥을 칠 때였음) 친구가 파일을 보내줘서 오랜만에 다시 쭉 듣다가 마치 처음 들은냥 그렇게 참 좋았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한두달 전에 이 노래를 유심히 들었었다면 정말 울어버렸을 것 같다.

내가 최근에 루시드폴을 좋아하는 남성ㅋ을 두 명 알게되었는데, 한 명은 진짜 암쏘쏘리 벗 뒤돌아서며 전화번호를 삭제해버렸는데.. 일적으로 만났지만 정말 너무도 힘들었다. "난 괜찮은 사람이야 이것도 알고 저것도 알고"라고 혼자 외치는데 남이 보기에는 그 괜찮음이 발목에 찰랑거릴 정도도 못 되던 그 아우라..(차라리 못됐으면 확 쌩까고 말것을 착하기는 더럽게 착해서 더 난관이었다)

그리고 나에게 파일을 보내 준 다른 한명. 진짜 탐색해보고 싶은 욕구를 일으킨다.

중학교 때 이후 처음으로 나에게 이런 욕구를 불러 일으킨 사람이다.ㅋㅋ

아무튼 참 좋다. 이 음악

 

# 난 명절이 너무 좋다.

 

 

 

알고있어요

2010년 2월 11일 목요일

나를 어렵게 만드는 얘기들

 

내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너무 늦게 깨달았다는 것이고,

그래도 잘한게 있다면 이제라도 깨달았다는 것이다.

 

지금 완전 하고 싶은게 두 개있는데 나이아가라파마, 소개팅

엄마가 이번에는 얌전히 좀 학교다니면 안되겠냐고 하시는데 난 항상 얌전했지만 낭중지추일 뿐이라고 했다가 엄마에게 받은 그 잊을 수 없는 표정.. 나이아가라하면 너무 숫사자 같을까?

그리고 소개팅

진작에 했어야 하는데 나를 너무 방치해뒀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정신상태가 정상의 궤도에 올라서자 모든게 해결되기 시작했다.

지극히 비정상적인 상태에서 정상을 외치고 있었으니..

아무튼 진짜 어색하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은 소개팅자리에 어서 나가보고싶다 ㅋㅋㅋ

 

 

인형의 기사 part2

나른한 오후의 短想

Here, I Stand for you

영원히

The Dreamer

2010년 2월 9일 화요일

생각하면 마음이 서늘해지는 사람이 있다.

반면, 생각하면 마음에 봄바람이 불어 오듯 스르르한 기분이 드는 사람이 있다.

어느 순간부터 내 마음 속에 두 바람이 섞여 불어오고 있다.

이불로 꽁꽁 싸매고 에어컨 트는 것과는 정 반대의 기분이다.

 

관계

내가 남자친구라면

 

저 차인표머리.. 오랜만에 봐도 이상해..

 

사랑과 우정사이

가장 보통의 존재

오늘은 눈뜨고 하나, 눈감기전에 하나.

결국은 주섬주섬 코스트코에 다녀왔다.

 

나 너무도 평범한 일상이 필요해. 나는 그렇게 보통의 존재야.

 

아름다운 것

2010년 2월 8일 월요일

미디액트는 지금?

 

문제는 이게 미디액트로만 끝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네마테크까지 건들이면.. 그땐 전쟁이다

화이팅 미디액트!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Solo

Lose yourself

비가와 잠도안와

오늘은 느긋이 늦잠을 좀 자볼까 했는데 나도 모르게 그만 눈을 번쩍 뜨고 말았다.

눈뜨자마자 밥을 먹고, 뭘 할까 하니 겨울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어 겨울잠을 자야할 것만 같다.

씨네21 늦게 온다고 궁시렁대다 배달의 맥이 뚫리고 나서는 2주째 편집장의 글과 정훈이만화만 보고 책상에 쌓아두었다. 그런데 이런 우라질레이션 김중혁-김연수 연재가 끝났대요. 14일 소홀히 했다고 이렇게 떠나나요ㅜㅜ 아빠오빠는 출근하고 엄마는 2주만에 용산1관 티켓을 겟하시어 아바타 아이맥스보러가시고 돌돌이는 나더러 집보라며 꿈나라여행을 떠났고 나는 어제 오늘 더 없이 쓸쓸하고 이번주는 영상을 멀리하고 활자를 가까이 하려하는데 그노무 연체때문에 책은 내일이나 빌릴 수 있고(집에 쌓여있는 산더미같은 책들이 자기네는 뭐냐고 묻는다면 1박2일 다운받아 봐야지)

광화문에 가서 비 구경이나 하며 하루종일 멍때리기 좋은 날이다. 라고 음침해지려던 찰나 왠지 핸드폰이 열어보고 싶어 딱 봤더니 우리 맹보가 내사랑 던킨 오리지날을 보내준거다. 아

나는 어쩔수없이 행복하구나!

 

 

비애

Punch-Drunk Love(2002)

 

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출연 아담 샌들러, 에밀리 왓슨,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루이스 구즈먼

 

눈알에 칼을 그어 달 위를 지나는 구름을 보지 않아도 이렇게나 황홀하다.

생살이 드러난 상처 위를 조심성없이 만져대더라도

나의 푸딩 마일리지는 봄이 오기 전에 사용할 것이다.

펀치 드렁크라는 병과 사랑이라는 약 사이의 갭을 잘 버텼어. 토닥

 

2010년 2월 6일 토요일

자아도취

앵콜요청금지

어제 종각에서의 밤을 생각하니 초현실주의를 굳이 어렵게 이해 할 필요가 없었다는 생각이.. 요즘 자꾸 재발하는 기억산산조각병.. 게다가 오늘 초아침에 나가느라 잠을 못잤더니 수전증에 환각증세까지 일어났다.

나이먹고선 규칙적으로 밥먹고 잠자고의 궤도에서 벗어나려면 목숨 걸어야 할듯

아무튼

끝나버린 노래를 다시 부를 순 없어요.

밀가루사러 방산시장 가고 싶다.

 

개그맨(1988)

 

감독 이명세│출연 안성기, 황신혜, 배창호

 

정말 황홀한 캐스팅이 아닐 수 없다. 의도되지 않은 백치미의 적격자 황신혜, 여러분의 사랑속에서 쏙쏙 자라나는 여러분의 귀염둥이 종달새 이종세(이명세 감독님의 작명쎈쓰란! 코엔오빠들 못지 않아)를 외쳐대는 쌈마이 안성기, 메가폰을 내려놓으니 한심한 뚱보 싱크로율 100%의 배창호까지.

참으로 끈적하고 무더웁다.

이종세가 쏟아버린 어항 속의 금붕어마냥 답답하다.

그런데 얼마나 다행이야.

나는 이런 불후의 명작을 만났고, 이종세는 이발소에서 눈을 떴으니 말이야.

 

꼬방동네 사람들(1982)

 

감독 배창호│출연 안성기, 김보연, 김희라

 

내가 가장 좋아하는 N11번 좌석에 앉아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감동을 만나고 왔다.

김보연의 손이 뜨거운 솥 안에 잠길 때 뒷줄의 할아버지와 나는 함께 경악을 했고, 김희라가 김보연에게 남긴 편지를 읽을 때는 함께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그리고, 안성기가 검은장갑이 벗겨진 김보연의 손을 꼭 잡았을 때 우리도 누군가의 손을 잡고 싶어졌다.

하지만 영상자료원을 벗어나면 현실은 또다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퇴행된 감수성의 소굴..

 

2010년 2월 5일 금요일

Show

광개토관 6층

개강을 하면 찾아뵙고 싶은 교수님이 있다. 충무로에 말고 화양리에

아마 제작년에 정년퇴직을 하시고 명예교수로 잠깐씩만 상주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연구실이 없어지지나 않았을까 약간 걱정스럽기는 하다.

아무튼 정말 존경해 마지않는 우리 김종군 교수님.. 한심하게도 정신 좀 추스릴 수 있는 여력이 생기고 나니 이제야 찾아 뵈야겠다는 생각이 들다니 나는 아직도 멀었다.

학교 다니면서 정말 공부도 더럽게 안하고 별로 예쁜 학생은 아니었는데, 교수님께서는 늘 한결같으셨다.

꾸중하실때도 칭찬하실때도 언제나 진심이셨다고 해야하나.

학생들과의 상하주종관계가 몸에 벤 대부분의 교수들에게서는 기대도 안했던 그런 부분들을 항상, 누구에게나 채워주시던 분이었다.

그리고 3학년 말에 조교실에서 일하면서 교수님과 보냈던 시간들은, 살면서 좋은 사람들을 곁에 두어야만 하는 이유를 몸소 깨닫게 해주었다.

종이컵 하나 허투루 버리지 않으시는 검소함, 일일이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사소한 부분까지 배려하시는 모습들, 따뜻하고 정갈한 모습들.. (호텔관광대, 특히 외경의 데쓰노트 1위 H모 교수님은 할머니 교수님들 중에 연세도 제일 어리시면서 정말 몹쓸 인격을 자랑하시어 김교수님의 아우라를 더욱 빛나게 하셨더랬다)

전공을 살리지 않아 안타까워 하시겠지만, 그래도 분명히 격려해 주실꺼다.

뭐 꼭 격려를 듣고자 하는 건 아니지만.. 암튼 꽃피는 봄이오면 화과자를 사들고 포크레인과 트럭이 난무하는 세종유니벌시티에 교수님을 뵈러 꼭 찾아가야겠다.

오늘 괜시리 교수님이 너무도 뵙고 싶은 날이었다.

2010년 2월 4일 목요일

Un Chien Andalou(1929)

 

감독 루이스 부뉘엘│출연 루이스 부뉘엘, 살바도르 달리, Simone Mareuil

 

초현실주의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의 영향을 받아, 무의식의 세계 내지는 꿈의 세계의 표현을 지향하는 20세기의 문학·예술사조.

 

초현실주의 영화와 <안달루시아의 개(1928)>

본질적으로 순수하게 초현실주의적인 영화는 아주 드물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대중 예술로 출발한 영화에서 초현실주의는 작가의 생각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 그래서 다른 예술보다 돈이 많이 드는 영화라는 매체에서 소수 한정된 엘리트들만을 위해 선뜻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주된 요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몇 편의 ?순수하게? 초현실주의적인 영화와 오늘날까지도 그 맥이 이어져 오고 있는 초현실주의적 관점에서 만들어진 영화를 접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제르멘느 뒬락의 <조개와 성직자(1928)>, 루이 브뉘엘과 살바도르 달리의 <안달루시아의 개(1928)><황금 시대(1930)>, 만 레이와 데스노스의 <바다의 별> 등은 순수 초현실주의 영화의 범주에 들어간다.
 특히 <안달루시아의 개>는 외견상으로는 잠재의식으로부터 야수적이며 에로틱한 영상의 두서없는 흐름을 끌어내 온 작품이었으며, 브뉘엘 자신의 말을 빌면 절망적이면서도 격정적인 살인에의 초대였다. 면도칼을 두 명의 승려가 한 여인의 안구를 베어내는 클로즈 업, 두 마리의 당나귀 시체가 부패된 채 놓여진 그랜드 피아노를 밀어내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두 승려, 한 남자의 손바닥에 나있는 구멍으로 무리를 지으며 기어나오는 개미떼들… 전반적으로 까닭없는 살인이나 수족의 절단, 또는 상징적인 성적 변태 행위의 연속 등 기괴한 영상이 난무하는 이 영화는 충격이나 간질성의 자극 따위를 통해서 관객의 무의식 속에 잠재해 있는 일련의 격렬한 반항심을 산출해 내기 위해 제작된 초현실주의 영화의 전형이었다.
 브뉘엘은, 자신은 대중을 위해서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혼란된 세계를 표현한다고 말했다. <안달루시아의 개>는 일련의 즉흥적인 대사나 행위들로 가득차 있는데, 적어도 작가들의 말을 빌면 논리적으로 설명될 수 있는 대사나 행위란 없다. 그는 꿈과 리얼리티가 그 어떤 속박도 없이 자유로운 제스처와 뒤섞인 극렬한 세계를 일별하고자 했으며, 이는 당시 부르주아에게 충격을 주려는 것이었다.

 

초현실주의의 변형

초현실주의자들은 목격자 혹은 관객의 일원으로서 세가지 장르 즉 호러, 멜로드라마, 코미디 영화에 관심을 가졌다.
스크린 상에 나타나는 것의 사적인 해석은 경험의 필연적 요건이며 삶에 대한 새로운 관찰이 획득되는 창조적 행위의 하나이다. 따라서 영화에 대한 그들의 평가는 스타일, 기법, 형태 따위가 아니라 새로운 방법으로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상상력을 그 개개의 작품들이 얼마나 훌륭하게 자극하느냐에 달려있다. 편집에 의한 장면의 병치, 시간의 확장과 압축, 공간의 비약 등의 이러한 매력적인 요소는 예기치 못했던 혹은 미처 알지 못했던 삶의 국면을 표현하는데 매우 효과적이었으며, 그래서 그들은 먼저 호러 영화에 관심을 쏟았던 것이다.
또한 초현실주의자들은 모든 사랑의 형식을 다룬 영화들을 좋아했다. 꿈은 지극히 에로틱한 형태를 담당하는데, 이러한 성적 자유는 초현실주의의 중요한 부분이다. 잠재 의식에 이르는 통로를 탐구하고자 하는 경우에 전통적인 사회에서는 용인되지 않았던 이들 성적인 감정이 자연스럽게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이처럼 초현실주의에 나타난 성적인 상징은 이따금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어 새롭게 보는 방법을 인도하는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초현실주의는 이따금 미친 사랑을 묘사하였다. 예를 들면 안제이 줄랍스키의 <격정 L'Amour braque> 이 그러하다. 미친 사랑은 실용적인 근거를 벗어던짐으로써 현실의 영역을 파괴하거나 확장한다.
코미디 영화야말로 대중성을 확보한 초현실주의의 변형이다. 초현실주의자들은 코미디가 단조롭고 천편일률적인 패턴으로부터 인간 개개인을 해방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여겼다. 코미디의 유머는 일상적 사회의 모든 관례를 훼손시킨다는 점에서 전복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뛰어난 해방자들은 찰리 채플린, 버스터 키튼, 해리 랭든, 맥 세네트처럼 모두가 사회의 인습으로부터 대중을 자유롭게 해주었던 인물들이다. 그들은 금지된 욕망을 혼돈으로 대체시키고 관중에게 그들의 억압된 감정을 방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줌으로서 코미디의 가능성을 증폭시켰다.

(<전위 영화의 세계 (아모스 보겔)>에서 발췌, 편집)

[출처] 초현실주의 영화|작성자 포세린

 

초현실주의 작품이 진정 이해를 필요로 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나는 항복..

 

바보들의 행진(1975)

 

감독 하길종│출연 윤문섭, 하재영, 이영옥, 김영숙

 

면접을 하루 앞두고, 이제는 바보들의 행진을 볼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제 나도 예쁜고래를 잡으러 갈 때가 되었다.

병태는 시계를 풀러가며까지 영자의 친구들 순자정자옥자에게 생맥주를 쏘지만, 멋진 커리어우먼보다는 한살이라도 어릴 때 비싼값에 시집가고 싶은 영자에게 거침없는 이별통보를 받는다. 군대도 지금의 2배인 3년씩이나 다녀와야 하고, 지금은 사라져 버리기까지 한 철학과에 다니는 불투명한 미래의 남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자는 병태를 사랑한다. 지금이 아닌 1975년이니까.

하지만 엄마 손에 이끌려 선을 보고 시집을 갈 지도 모른다. 지금이 아닌 1975년이니까.

 

대학생으로서 누리고 싶은 것들과 대학생으로서 비춰져야 하는 모습들과 '대학생이니까'로 가두어 버려지는 무거움들간의 혼란. 그리고 스스로도 시시한 대학생이 되고 싶지 않았던 고민과 고통들.

지금 우리 88만원 세대들도 많은 고민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과연 그것들의 무게는 얼마인가? 절대로 헤쳐나갈 수 없는 숨막히는 고민들인가?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들도 진지한 생각이라는 것을 좀 해야한다.

<2009.11.06>

오발탄(1961)

 

감독 유현목│출연 김진규, 최무룡

 

행복할 때는 행복한 것들에 취해 더 마음껏 행복하고, 슬플 때에는 슬픔을 얹고 또 얹어서 그 슬픔을 이겨내라고 했던가 그렇다면,

사는게 지긋지긋할 때는 오발탄을 보라.

숨이 턱까지 차오르도록 뛰고 있는데 러닝머신 위였다

산더미같은 일들 앞에 멍때리다가 그새 긴 겨울밤이 시작되었다

그래도 괜찮다

미치는 방법만을 연구하며 외롭게 살아가다 사랑을 만난 순간 미친놈손에 죽은 사람도 있다. 정신이상의 노모와 영양실조에 걸린 만삭의 아내 사고만 치는 동생 학교도 못가고 신문을 팔고 다니는 막내 동생 어른의 말은 믿지 않는 딸 뒤치닥거리에 썩어버린 사랑니를 뺄 여유조차 없는 사람도 있다.    

앓던 이를 뽑았지만 더욱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우리는 조금 더 괜찮은 지도 모른다.

<2009.11.06>

Serendipity(2001)

 

감독 피터 첼솜│출연 케이트 베킨세일, 존 쿠삭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로맨스를 포기해서는 안된다!

오늘 서울에 첫눈이 온다던데,

하루종일 방 안에서 창문 한 번 안들여다봤지만 대신

8년 전 팽팽한 존 쿠삭의 얼굴 위로 떨어지는 뉴욕의 첫 눈을 함께 맞기 위해 겨울 로맨스의 지존 세렌디피티 재감상

말도 안되는 운명놀음을 지켜보며 초코바를 10개나 까먹었지만 나도 여전히, 올해도, (설마 내년에도) 세렌디피티를 원한다

눈이 내리면 혹시나,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혹시나. 흐흥  

<2009.11.03>

초록물고기(1997)

 

감독 이창동│출연 한석규, 심혜진, 문성근

 

그로부터 12년 후 한석규가 26살로 안보이는거 말고 뭐가 달라졌을까, 이제는 미애가, 배태곤이, 캐릭터가 아닌 사람으로 보인다는 것 그리고 막둥이의 꿈이 소박하지 않게 느껴진다는

<2009.11.02>

Men in trees(2006~2008)

 

출연 앤 헤이시, 제임스 터퍼, 에밀리 베글, 데렉 리차드슨 등

 

내가 얼마나 사람에게 미련이 없는지를 잘 알기 때문에, 가끔은 그게 무서워 썩은 줄들을 억지로 잡고 있기도 했다.

이미 썩은 줄은 절대로 동아줄이 될 수 없다고 말하는 이 미드가 그래서 좀 힘들었다. 엄청난 고통이 끝나니 놓아버려야 하는 줄들에 대한 확신이 서더라, 아무런 설명도 없이 불편함을 느끼게하고 설명을 원하면 구차함을 느껴야하고. 억지로 하던 노력 이제는 여력도 없고 가치도 못 느끼겠다.

전과 다를 것이 없지만 전과는 확실히 다르기 때문에 난 이 불편하고 불필요할 것 같은 관계를 정리하려 한다.

당신이 이 미드를 보면 왜 정리를 당했는지, 알 수 있을까?

어쩌면 같은 마음이었는지도 모르지,

<2009.11.01>

영자의 전성시대(1975)

 

감독 김호선│출연 송재호, 염복순, 최불암, 도금봉

 

어디서부터 잘못 된 것일까

어려운 시대의 한국에서 태어난 것, 동생들이 줄줄이 딸린 가난한 집 장녀로 태어난 것,어쨌거나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것,돈을 벌겠다고 서울로 올라온 것,식모살이를 한 것, 버스 차장을 한 것.. 그렇게 꼬리를 물다보면 그냥 태어난 것 자체가 잘못이다. 언제나 어디에나 일이 그릇 될 불씨는 존재한다 그 불씨를 끄느냐, 키우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그럼 언제부터가 그녀의 전성시대인가?

모든 불행의 씨앗을 안고 있는 서울에서 그녀, 죽지 못해 살아가는 듯 해도 창수라는 인물의 사랑으로 인해 매일이 전성시대였을지도.

<2009.11.01>

파주(2009)

 

감독 박찬옥│출연 이선균, 서우

 

생각보다 더 힘들었다 끝내, 이선균과 서우의 감정을 묶지 못하고 그들 각자의 감정에 허덕이다가 엔딩크레딧이 끝난지도 모른 채 우두커니 앉아있었다.

모르겠다

<2009.11.01>

Inglourious Basterds(2009)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출연 브래드 피트, 크리스토프 왈츠, 다이앤 크루거, 멜라니 로랑 등

 

이 영화가 언급된 어디선가 헤모글로빈의 철학자라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별명에 반기를 든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나는, 이번에도 그가 극장 맨 뒷줄까지 쉴새없이 튀겨주는 현란한 헤모글로빈에 엑스터시 제대로 느꼈다 하악.

그리고 그 보다 우월한 말장난, 그 보다 우월한 브래드피트, 그리고 이 영화의 최고봉 크리스토프 왈츠,

아돌프히틀러의 얼굴이 총알받이가 되어 구멍이 숭숭뚫리는 장면보다 타이틀 시퀀스에서 크리스토프 왈츠의 대사가 만들어내는 장면이 압도적으로 우월하다. 아 진짜 꼭 봐요 다들.

<2009.10.30>

축제(1996)

 

감독 임권택│출연 안성기, 오정해, 정경순

 

이준섭의 동화 속 이야기는 한밤중에 속이 미식거릴정도로 가증스럽다. 동화의 미화성과 허구성을 다분히 이용한 것이라 할지라도,

그 속의 은지 할머니, 이준섭의 노모는 벤자민버튼과 강풀의 어게인속 '어게인'들의 믹스 앤 매치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왜곡은 나쁘다. 자신의 못난 현실이 부각되어 둥둥 떠다니게 될 뿐이다.

죽음 앞에서 초연해지기는 커녕 악에 받쳐 구질구질해지는 사람들

대외적인 진중한 표정 뒤로 쏙딱거리는 싸구려 농지꺼리

상갓집 노름판이 도박판으로 변질되어 오가는 욕과 주먹질

고상한 먹물들의 저속한 행실들

87세 치매노모의 죽음을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던 냥반들의 메마르고 재빠른 통곡소리

병풍으로도 가져지지 않는 현실이다  

어르신께서 떠나시며 만들어 놓으신 축제, 축제.

<2009.10.30>

자유부인(1956)

 

감독 한형모│출연 박암, 김정림, 양미희

 

은연중 내 머릿속에 자유부인은 누구누구 가슴이 수박만한가 콘테스트스러운 '부인'시리즈의 일종으로 각인되어 있었다. 중학교 2학년때 오빠서랍에서 발견된 '솥뚜껑부인 열받았네'(정말 이런게 있을 줄이라고는..)를 떠올리니 깊은 반성이 저절로 들어온다. 몹쓸 일반화..

고전영화의 수많은 매력 중의 하나는 21세기 속에만 머물러있는 편협한 나의 사고를 와장창 깨주는 것이다. 1956년, 오마담을 스쳐지나가는 숱한 비열하고 치졸한 남정네들을 보면 지금이랑 다를 것이 전혀 없다. 뭐 오마담이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오마담의 연애에는 진심이 느껴진다. 달면 삼키고 단물 빠지면 뱉어버리는 쓰레기같은 마음은 아니었으니, 일단 가족을 떠나서 본인의 입장에서만 생각해보면 지금은 비참할 지언정 후회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오선영씨, 1956년에 가정주부가 가족에게 버림받으면 갈 곳이 어디있나요.    

자유는 사실 아무나 누릴 수 있는게 아닙니다.

<2009.10.28>

Alle Anderen(2009)

 

감독 마렌 아데│출연 버짓 미니크마이어, 라스 에이딘거

 

매달 잊지않고 찾아오는 감기의 10월버전은 독하기도 하다, 코를 너무 완벽하게 막아둬서 몸 속에 산소공급이 안돼 하루종일 멀미가 난다 그런 멀미나는 몸을 질질끌고 파주찍고 삼성찍고, 요즘 왜 이렇게 몸을 못혹사시켜 안달이 났는지, 인생이 자꾸 영화보다는 다큐로 흘러가니까 영화속에 파묻혀서 살다가라도 죽고싶은건가 싶다

이 영화, 여성영화제에서 볼 기회를 놓쳤는데 다행히 DVD를 겟했지만..독일영환데 자막이 없다.. 그래서 꾸역꾸역 유럽영화제를 찾아갔는데 한남대교 공사때문에 앞부분을 30분이나 놓쳤다 제길!

I love you (Do You love me?)의 별 어렵지도 않은데 아름답기까지 한 래파토리를 따라가지 못하는 감정적문맹의 남자. 사실 내가 만나왔던 남자들은 '감정적문맹'과는 매우 동떨어진, 그 당시 매우 적절하게 사랑을 표현할 줄 알았던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심하게 공감대가 형성되고 남의 얘기처럼 느껴지지 않는지 당황스러웠다.

호기심에 독이 든 항아리에 손가락을 넣어 맛을 보았더니 너무 약한거라, 그래서 한 스푼 듬뿍 퍼서 먹고 나온거다 지금 딱.

<2009.10.25>

Great Expectations(1998)

 

감독 알폰소 쿠아론│출연 기네스 펠트로, 에단 호크, 로버트 드니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여기는 현실이지만..

그 오만한 표정과 몸짓에 나도 같이 빗속에서 주저앉아 울고 싶었지만, 내 앞에 없는 너 때문에 모든 정신과 시선은 흩어져 버렸지만,

그렇게 마음이 덜컹, 덜컹 흔들리다 부서져버렸는데

나는 끝내 너의 손을 잡지는 못할꺼야.. 그 손 잡지 않을꺼야

여기는 현실이니까,  

<2009.10.19>

꽃잎(1996)

 

감독 장선우│출연 이정현, 문성근, 이영란, 추상미, 설경구

 

왜 사람들은 미친년을 보면 가만 두지 못할까, 그게 미친사람을 더 미치게 만드는데 일조하는 거다. 제정신으로는 버티기 힘드니까 놓아버린 걸. 생각해보면, 당신들도 살면서 미치고 싶은 순간이 어디 한 두 번이었나? 우리는 아직 못 미쳤을뿐이다.

때때로 정말 정신줄 놓아버리고 싶게 만드는 이놈의 한국, 슬프도록 가여운 한국..  

<2009.10.18>

바람 불어 좋은 날(1980)

 

감독 이장호│출연 안성기, 이영호, 김성찬, 임예진, 김보연, 최불암 등

 

최불암할아버지와 김보연아줌마가 키스씬을, 박원숙아줌마와 최희라아저씨는 베드씬을 찍었던 사뭇 생경한 그 시절에는 위아래 합쳐서 옷 한벌이 9천5백원이었다. 그 시절,

비행기를 타도 갈 수 없는 상류층의 세계는 그냥 남의 일, 중국집 옆에는 이발소가, 이발소 옆에는 여관이, 그것들이 그들의 세상이며 그저 그 뿐이다. 다른 세계에서 건너 온 가벼운 호기심에 상처받을 필요없으며 바람이 불면 그 바람을 맞거나 타고 흘러가면된다. 지금 내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아 보이는 청춘, 그래서 또 다시 그 시절에 태어나지 못한 안타까움이 꿀렁거린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그 바람을 어찌 할 수는 없었지 않은가. 계속 마음속으로 불어오는 그 바람을, 불어만 오는 그 바람을.. 그래도 나는 지금 마음놓고 슬퍼할 수 있는 바람만을 느끼면 되는거니까..

<2009.10.18>

District 9(2009)

 

감독 닐 블롬캠프│출연 샬토 코플리, 바네사 헤이우드, 제이슨 코프, 데이빗 제임스

 

빨간조끼를 입은 그의 상체가 나체들보다 좀 더 믿음직해 보였던 걸까, 유독 소처럼 커다랗게 꿈벅이는 눈망울 때문이었을까 난 크리스토퍼에게 민망해서 자꾸만 온몸이 화끈거렸다. 인간은 인간을 죽이고 외계인을 죽이고 돼지도 죽이고 그냥 자기 자신 빼고 다 죽인다. 주말 버라이어티에서 세뇌당한듯한 나만 아니면 돼 근성, 디스트릭트나인 지하 3000미터쯤에 묻어버린 듯한 의리.. 크리스토퍼를 너무 감상적으로 그리길래 인간으로서 약간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아무튼 인간은 본성이 드러나기 시작하면 정말 매력없는 생물체라는게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민망할 정도로.

권력, 음모, 매춘, 배반, 종족살인, 사기, 폭력이 난무하는 인간 세계 속에 외계인은 어처구니 없이 순진할 뿐이다. 내 생에 이런 일이 현실로 나타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길 바랄 뿐이다, 인간이 아닌 외계인들을 위해서 말이다.

디스트릭트9을 디스트릭스9이라고 떡하니 전광판과 티켓에 표기한 것 정도는 애교로 봐줘야지,

<2009.10.18>

秋刀魚の味: An Autumn Afternoon(1962)

 

감독 오스 야스지로│출연 류 치슈, 이와시타 시마

 

90년대 초반의 KBS 일일연속극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은, 움직이지 않는 카메라가 비추는 딱 떨어지는 세트 속 인물들이 만들어낸 보편적인 이야기 때문이었으리라. 보는 내내 그리고 지금까지 꽁치의 맛이 도무지 떠오르지가 않는다. 머리를 분리시켜 놓으면 갈치 이외의 어떤 생선도 구별하지 못하는, 물고기에 대한 몹쓸 무관심과 무지 탓이라 해두자.

원제의 秋刀魚, 가을생선이 꽁치일테고, 저물어 가는 계절 가을은 노년으로 흘러가는 중년의 히라야마의 삶을 의미한다는 식의, 1:100에서 98명은 맞출듯한 무미건조한 해석보다는 꽁치의 맛에 대한 심도깊은 이해에서 나온 해석이 필요하다. 헌데 내 뇌는 모양은 짧은 갈치인데 맛은 고등어인 괴물물고기만 자꾸 그려낸다. 꽁치는 일상적인 맛일까, 혹은 꽁치의 맛을 깨닫는 순간 어른이 된다는 말은 없었나..

아버지는 늙어가고 자식들도 아버지처럼 소소하게 살아가며 함께 나이들어가고 술을 마시고 사랑에 잠깐 아파하기도 하고 결혼을 하고 부부싸움을 하고 친구들을 만나고, 나 또한 뇌세포의 파괴됨과 나이먹음의 비례관계에 서글퍼하며 그 길목 어딘가에 서 있고. 인생은 참으로 반전이 없어 슬프고 반전이 없이 슬픈 이야기이다.

, 내일은 꽁치를 먹자.

<2009.10.16>

Radio Days(1987)

 

감독 우디 알렌│출연 대니 앨로, 제프 다니엘스, 미아 패로우, 세스 그린, 로버트 조이, 다이앤 키튼 등

 

윤선생 영어테이프의 윗면을 스카치테이프로 막아 카세트에 끼워 넣고 피아노의 체념이란 곡이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기만을 몇 달 동안 기다려야만 했던, 어느 날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그 노래의 제목을 알 수 없어 화장실도 못가고 주구장창 라디오 앞에 머물던 그 시절,

삐- 소리로 점철된 고스트 스테이션의 전조, 음악도시에서 신해철이 거침없이 쏴대던 욕설에 황홀해 하던 아름다운 시절,

유희열의 변태행각이 정상을 찍던 음도의 더올시절,

햇빛에 먼지가 포르르 날리던 오전, 전국고교 영어듣기평가 직전에 흘러나오던 부모의 시간 취소방송에 이상하게 설레던 고교시절,

수다스런 우디알렌의 회상에 견줄만한 나의 잔잔한 라디오 데이즈  

<2009.10.15>

Seul Contre Tous(1998)

 

감독 가스파 노에│출연 필립 나혼, 블란딘느 르노어

 

딸 신시아를 강간했다는 오해로 공사판 노동자의 입을 칼로 찢은 후, 정말 7년 만에 감옥에서 출소한 듯 다시 돌아온 필립나혼의 강박증에 관해 무섭게 이야기 한다.

보도블럭의 금을 밟기 싫고 지하철 의자의 한 중간에 앉기를 거부하는 나의 사소했던 강박증의 내면과 별 다를 바 없는,

그의 강박증 위에 속속들이 깔리는 속마음들에 정신줄을 놓아 버렸다. 여기는 방치의 끝이다.  

<2009.10.15>

장미빛 인생(1994)

 

감독 김홍준│출연 최명길, 최재성

 

구로공단. 서울의 변두리 공단 지역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다.

신도림에는 사람이 살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던 것처럼 그 곳은 그저 빛바래고 부식된, 낮은 회색 벽돌 건물들과 말 없는 공장들의 이름이었다. 그렇게도 어렸고 그렇게도 어렸기에 지금 이 세상을 거져 얻은 줄 로만 알았겠지. 

구로공단. 결코 빠져나올 수 없는 짓눌린 삶의 이름.

엄마와 아빠가 세상의 전부였던 나의 그 어린시절에, 너무 엿 같고 병신같은 세상에서 가슴을 치는 일 밖에 할 수 없었던 수 많은 사람들의 삶들 그 앞에서, 나는 지금 어쩔 줄을 모르겠다.

서울로 유학와 고등교육을 받고 집안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운동권에 뛰어든 아들과 어떻게든 제 앞가림만 하고 살면 되었던 딸 혹은, 무능한 집구석에서 뛰쳐나와 맨손으로 서울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주먹질 뿐인 오빠와 밤무대 스트리퍼인 여동생.

평범하지만 감춰두어야 했던 삶들이 곪고 곪아 문드러졌던 그 시절,

 

지금 내 사랑의 무게만큼, 그들도 사랑을 품고 살았을 것이다.

내가 지금 안다고 이야기하고 느낀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과연 무엇일까, 아득해진다

<2009.10.05>

Wild At Heart(1990)

 

감독 데이빗 린치│출연 니콜라스 케이지, 로라 던

 

어뎁테이션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니콜라스케이지가 좋았다. 결코 다시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의 벤으로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휑한 앞머리와 긴 코만으로도 가슴을 찢어질 듯 아프게 했던 그 벤이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 광란의 사랑의 세일러로 내 앞에 나타났다.  

데이빗 린치와 니콜라스 케이지라니. 말도 안돼,

말도 안되는 사랑의 해피앤딩이라니!

니콜라스 때문인지, 명상으로 다듬어진 린치의 건강한 정신력 때문인지, 보안관의 총에 쭈쭈바 뚜껑처럼 날아가 버린 바비의 머리통마냥 조각나 버릴 줄 알았던 '광란의 사랑'들에 해피앤딩이 존재한다.

그들, 정말로 백만년동안 행복했으면 좋겠다.

<2009.10.04>

Grace(2009)

 

감독 폴 솔렛│출연 조던 래드, 가브리엘 로즈, 사만다 페리스, 말콤 스튜어트

 

인간사에서 일어나는 가장 끔찍한 공포는 대부분

결핍과 집착에서 비롯되는 듯 하다

혈기 왕성한 시절에는 정신분석학을 뒤적거리며 돌파구를 찾아보기도 했지만 지금 난 그저 피하고 싶을 뿐, 마주하고 싶지 않을 뿐

<2009.10.02>

Thirty-Two Short Films About Glenn Gould(1993)

 

감독 프랑소와 리자르│출연 콜므 포어

 

Glenn Gould (1932-1982)

재산의 반을 SPCA(동물학대방지협회), 나머지 반은 구세군에 기부, 특유의 사상과 신념을 가졌던 클래식 피아니스트

 

서른 두 단락으로 이루어진 글렌굴드의 완벽한 자소서

자신의 삶에서 음악도, 사랑할 줄 알았던 진정한 음악인을 만났다.

<2009.10.02>

The Ugly Truth(2009)

 

감독 로버트 루케틱│출연 제라드 버틀러, 캐서린 헤이글

 

아무 이유 없다 제라드 버틀러가 뿜어대는 거친 숨결을 느끼고 싶었을 뿐이다 키스 한 번이면 스크럽이 될 듯한 무심한 얼굴 털, 내 뼛속까지 투시해 버릴 것 같은 야성의 눈빛, 나도 모르게 안겨버리고 말 것 같은 드넓은 어깨 아아 그런데 그 짐승의 몸 안에서 나오는 뜨거운 순정.. 근육으로 무장한 폭신한 곰돌이 인형들아 다 어디에 숨었니

<2009.10.01>

Casablanca(1942)

 

감독 마이클 커티즈│출연 험프리 보가트, 잉그리드 버그만, 폴 헌레이드

 

안일하게 꿀만 좇지 말지니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결국 정의로움이다

아 멋있어라

<2009.09.27>

 

내 사랑 내 곁에(2009)

 

감독 박진표│출연 김명민, 하지원

 

존재론적인 관점에서 벗어난다면 우리도 무수히 많은 시한부 사랑을 하며 살고 있잖아 너무 단련이 된걸까, 극장에 불이 켜지는데 나만 보송보송하더라 누군가는

너로 인해 살고 싶어지길 원했고 상대방은 너도 인해 사랑을 하얗게 불태우고 싶었겠지 그렇게도 사랑은 참 이기적이다

당신은 왜 나를 사랑하는가?

나는 왜 당신을 사랑하는가?

<2009.09.27>

우묵배미의 사랑(1990)

 

감독 장선우│출연 박중훈, 최명길, 유혜리, 이대근

 

어른이 되는 경계선은 어디일까

팔구십년대 한국영화의 자극적인 베드신들 그 너머의 것들이 이해되기 시작하는 순간 아차 하며 어른이 되어버리는 걸까  

최명길을 사정없이 두드려패는 이대근의 축 내려앉은 어깨와 최주봉의 더러운 손길을 잠자코 참아 버리는 유혜리의 신경질로 닳아버린 얼굴, 비가 쏟아지는 누추한 여인숙에서 유난히도 하얗게 양말을 빨던 최명길의 손길 그리고 꼭 다시 연락하라며 손만 뻗으면 잡힐 곳에 있는 최명길을 잡지 않는 박중훈

헐벗은 청춘이나 풍요로운 청춘이나 보여지는 모습이 다를 뿐

그렇게 느끼고 생각하지 않을 뿐

너무도 남루하다  

<2009.09.26>

The Man Who Wasn't There(2001)

 

감독 조엘 오엔│출연 빌리 밥 숀튼, 프란시스 맥도맨드, 스칼렛 요한슨

 

내가 기억하고 싶었던 것은 명료한 윤곽과 정확한 타이틀이 아니었어 그때의 나와 너와 배경과, 생각들. 내게 녹색극장과 아트레온이 같은 장소일 수 없듯이 모든 영화는 그 관객 수 만큼 다양한 영화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구체적인 시놉시스와 장면들을 펼쳐놓지 않아도 내가 다시 기억하고 느낄 수 있으면, 그러면 되는거지.

코엔오빠들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보다 내가 넋놓고 잠겼던 생각들을 언젠가 다시 돌이켜보고 싶을 나를 위해 남긴다는 것이,

그런데 오늘따라 참 어렵다

무의식 중에 빌리 밥 숀튼이나 스칼렛 요한슨보다 더 이중적인 내 모습을 발견해 버려 충격이었나

<2009.09.20>

Two Lovers(2008)

 

감독 제임스 그레이│출연 호아킨 피닉스, 기네스 펠트로

 

뻔한 사랑이야기가 도대체 뭐지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결국 비참하게 버림받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돌아가 거짓사랑을 안겨주는게 뻔한 사랑이야기라면 다들 그렇게 뻔하게 살고 있다는.. 그럼 그것들이 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거였다는,우리가 했던 행동들 우리가 당했던 행동들이 다 족보가 있는 멍청한 행동이었다는 거로군.

그렇게 말하지 말자  

평생도록 그렇게 뻔한 이야기에 속이며 속고 살아야해도 그렇게 가슴아프게 말하지 말자 그런건 너무 잔인하다고 울고 불며 매달리는게 쿨하지 못하고 비참해 보여도 덜 외로우니까. 우리는 사람이니까,

<2009.09.18>

The Great Gatsby(1974)

 

감독 잭 클레이튼│출연 미아 패로우, 로버트 레드포드

 

위대한 개츠비, 위대한 사랑을 품은 개츠비?

나는 그런 개츠비도 싫고 그런 개츠비가 되고 싶지도 않다

우리는 살면서 기대를 안해도 실망을 하는데 하물며,

기대를 한다면 어디 마음들이 남아날까  

<2009.09.18>

Notting Hill(1999)

 

감독 로저 미첼│출연 줄리아 로버츠, 휴 그랜트

 

사랑으로 사랑이, 사랑이, 사랑이, 물들어가는 것

그래서 사랑은 대단한 것

사실 이런 비현실적인 영화는 밥에 우유말아먹는 기분이지만

워킹 타이틀식 사랑바이러스는 여전히 좋다

<2009.09.14>

At First Sight(1999)

 

감독 어윈 윙클러│출연 발 킬머, 미라 소르비노

 

왜 내 사랑은 다 어긋난 것일까

이제와서 구차하게 그건 사랑이 아니었으니까, 라고 말해버리겠다

그 행복했던 기억을 타고 여기까지 떠밀려왔고 여기에 잠시 멈추어 서 보니 이곳은 내가 찾던 그 곳이 아니다.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사랑따위 이제 그만 둬 버리겠다

난 영화 속의 사랑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데 뭘.

빌 머레이처럼 오늘도 일요일 내일도 일요일이면 좋으련만, 어쩔 수 없이 내일은 월요일. 내 지친 하루를 보듬어 줄 사람은 없어도 내 지친 마음을 보듬어 줄 영화는 죽을 때 까지 함께 할 테니 이제 방황은 접어두고 버질, 에이미와 함께 뉴욕을 걸을란다

<2009.09.13>

Annie Hall(1977)

 

감독 우디 알렌│출연 우디 알렌, 다이앤 키튼, 토니 로버츠

 

어느 새 온기를 잃은 서늘한 바람에 익숙해져 버렸나보다

실성한 사람처럼 캭캭거리며 웃다가 뉴욕 어느 거리에 서 있는 우디알렌의 푸른 옷깃에 나를 생각하고 지금을 생각하고 행복이 스쳐지나간다 삶은 영화보다 더 행복하니까

<2009.09.07>

Crazy/Beautiful(2001)

 

감독 존 스톡웰│출연 커스틴 던스트, 제이 허난데즈, 루신다 제니

 

너희의 사랑에 눈물 한 방울 흘리지 못해 미안 너희도 조금 더 크면 알게 될꺼야 음 그렇다고 빨리 어른이 될 필요는 없지

<2009.08.28>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1995)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출연 클린트 이스트우드, 매릴 스트립, 애니 콜리, 빅터 슬레작

 

조가 넘쳐 울이 한없이 그리웠다 두 시간여동안 사랑을

하고 나니 머리가 맑아진다 이제는 쓸데없는 감정의 소비 따

위는 하지 않겠다 순진한 척 일생에 단 한번 오는 그

확실한 감정을 기다려 볼 참이다

<2009.08.01>

Le Mari De La Coiffeuse(1990)

 

감독 빠트리스 르꽁트│출연 장 로슈포르, 안나 갈리에나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제목이 참 멋있다

하지만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하지는 않으리  

<2009.07.30>

Carne(1991)

 

감독 가스파 노에│출연 필립 나혼, 블란딘느 르노어, 실비 테스튀

 

가만히 앉아서 영화를 보는 한두시간마저 숨이 막힐 정도로 정신상태가 말이 아니다 늪 한가운데에서 당황하지 않는 내 모습이 당황스러워 그저 빨리 가라앉아 버렸으면 좋겠다 그에 비해 육체는 짜증이 날 정도로 멀쩡하다 그래 난 지금 매우 짜증이 나 있다 달콤한 말들도 폭신한 느낌도 다정스런 것들도 귀찮기만 하다 알면서도 아니 자각 할 수록 더 심해지니 나 조차도 당황스러 빨리 격리되고 싶은 마음 뿐이다, 숨막히는 시간들을 참아낼 용기로 까르네를 보았다 난 요즘 이렇게 이상하다 그 안의 인물들보다 내가 더

<2009.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