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샘 멘데스│출연 케이트 윈슬렛,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케시 베이츠, 마이클 섀넌
지난 봄, 아트레온에서 눈부시게 다가왔던 이 영화를 나는 기억한다.
분명히 봤는데, 왜 남겨두지 않았을까.
방 문 손잡이, 옷장 손잡이에 아무렇게나 걸려있는 영화제 패키지들이
벌써 3월 레디를 외치고 있는 달력과 전자파를 먹은 듯이 파노라마치는 너저분한 지난 1년간의 기억들을 더욱 뭉뚱그려 버리는 듯 하다.
내일 샘 멘데스를 만나러 가는데, 내 기억에만 있는 레볼루셔너리 로드와 아메리칸 뷰티 중 하나를 다시 꺼내어 보고 싶었다.
그래서 레볼루셔너리 로드를 꺼냈다.
광채가 휘몰아치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어디로 가고 늙은이만 남았냐는 사람들의 실망과는 달리, 내 눈은 전자파에 과도하게 노출이 된 탓일까. 디카프리오가 너무 꼬마신랑같아 너무 불안했다.
케이트 윈슬렛이 너무 육덕지게 나온 탓일지도(그래도 샘 멘데스의 사랑스러운 눈빛이 대한민국 부천시까지 전해지드만..)
비정상.
많이도 아니고 한 이삼년 전까지만해도 삶에 있어서의 정상과 비정상을 단칼에 나눠버릴 수 있는 건방짐이 있었는데 2010년 현재는. 왠만하면 다 정상이라고 생각하며 살고있다. 높은 연봉을 위해 온 몸을 야근에 불사르며 사는것도, 나처럼 통장잔고 탁탁 털어가며 꿈이 밥먹여 준다고 생각하고 사는 것도 자기 자신이 평생 책임지고 살 수만 있으면 되지 않을까.
'평생 책임지고 산다'는 것의 무게가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사람만이 '정상'이라는 거다.
예전에는 그녀의 줄담배에 태아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이번에는 그 연기가 전부 내 몸속으로 빨려들어 오는 것만 같아 매스꺼워 죽을 뻔했다.
그리고 이번에 또 난 캐시베이츠의 남편이 주머니에서 총을 꺼내는 줄 알았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