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하길종│출연 윤문섭, 하재영, 이영옥, 김영숙
면접을 하루 앞두고, 이제는 바보들의 행진을 볼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제 나도 예쁜고래를 잡으러 갈 때가 되었다.
병태는 시계를 풀러가며까지 영자의 친구들 순자정자옥자에게 생맥주를 쏘지만, 멋진 커리어우먼보다는 한살이라도 어릴 때 비싼값에 시집가고 싶은 영자에게 거침없는 이별통보를 받는다. 군대도 지금의 2배인 3년씩이나 다녀와야 하고, 지금은 사라져 버리기까지 한 철학과에 다니는 불투명한 미래의 남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자는 병태를 사랑한다. 지금이 아닌 1975년이니까.
하지만 엄마 손에 이끌려 선을 보고 시집을 갈 지도 모른다. 지금이 아닌 1975년이니까.
대학생으로서 누리고 싶은 것들과 대학생으로서 비춰져야 하는 모습들과 '대학생이니까'로 가두어 버려지는 무거움들간의 혼란. 그리고 스스로도 시시한 대학생이 되고 싶지 않았던 고민과 고통들.
지금 우리 88만원 세대들도 많은 고민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과연 그것들의 무게는 얼마인가? 절대로 헤쳐나갈 수 없는 숨막히는 고민들인가?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들도 진지한 생각이라는 것을 좀 해야한다.
<2009.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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