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4일 목요일

District 9(2009)

 

감독 닐 블롬캠프│출연 샬토 코플리, 바네사 헤이우드, 제이슨 코프, 데이빗 제임스

 

빨간조끼를 입은 그의 상체가 나체들보다 좀 더 믿음직해 보였던 걸까, 유독 소처럼 커다랗게 꿈벅이는 눈망울 때문이었을까 난 크리스토퍼에게 민망해서 자꾸만 온몸이 화끈거렸다. 인간은 인간을 죽이고 외계인을 죽이고 돼지도 죽이고 그냥 자기 자신 빼고 다 죽인다. 주말 버라이어티에서 세뇌당한듯한 나만 아니면 돼 근성, 디스트릭트나인 지하 3000미터쯤에 묻어버린 듯한 의리.. 크리스토퍼를 너무 감상적으로 그리길래 인간으로서 약간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아무튼 인간은 본성이 드러나기 시작하면 정말 매력없는 생물체라는게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민망할 정도로.

권력, 음모, 매춘, 배반, 종족살인, 사기, 폭력이 난무하는 인간 세계 속에 외계인은 어처구니 없이 순진할 뿐이다. 내 생에 이런 일이 현실로 나타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길 바랄 뿐이다, 인간이 아닌 외계인들을 위해서 말이다.

디스트릭트9을 디스트릭스9이라고 떡하니 전광판과 티켓에 표기한 것 정도는 애교로 봐줘야지,

<2009.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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