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한형모│출연 박암, 김정림, 양미희
은연중 내 머릿속에 자유부인은 누구누구 가슴이 수박만한가 콘테스트스러운 '부인'시리즈의 일종으로 각인되어 있었다. 중학교 2학년때 오빠서랍에서 발견된 '솥뚜껑부인 열받았네'(정말 이런게 있을 줄이라고는..)를 떠올리니 깊은 반성이 저절로 들어온다. 몹쓸 일반화..
고전영화의 수많은 매력 중의 하나는 21세기 속에만 머물러있는 편협한 나의 사고를 와장창 깨주는 것이다. 1956년, 오마담을 스쳐지나가는 숱한 비열하고 치졸한 남정네들을 보면 지금이랑 다를 것이 전혀 없다. 뭐 오마담이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오마담의 연애에는 진심이 느껴진다. 달면 삼키고 단물 빠지면 뱉어버리는 쓰레기같은 마음은 아니었으니, 일단 가족을 떠나서 본인의 입장에서만 생각해보면 지금은 비참할 지언정 후회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오선영씨, 1956년에 가정주부가 가족에게 버림받으면 갈 곳이 어디있나요.
자유는 사실 아무나 누릴 수 있는게 아닙니다.
<2009.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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