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을 하면 찾아뵙고 싶은 교수님이 있다. 충무로에 말고 화양리에
아마 제작년에 정년퇴직을 하시고 명예교수로 잠깐씩만 상주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연구실이 없어지지나 않았을까 약간 걱정스럽기는 하다.
아무튼 정말 존경해 마지않는 우리 김종군 교수님.. 한심하게도 정신 좀 추스릴 수 있는 여력이 생기고 나니 이제야 찾아 뵈야겠다는 생각이 들다니 나는 아직도 멀었다.
학교 다니면서 정말 공부도 더럽게 안하고 별로 예쁜 학생은 아니었는데, 교수님께서는 늘 한결같으셨다.
꾸중하실때도 칭찬하실때도 언제나 진심이셨다고 해야하나.
학생들과의 상하주종관계가 몸에 벤 대부분의 교수들에게서는 기대도 안했던 그런 부분들을 항상, 누구에게나 채워주시던 분이었다.
그리고 3학년 말에 조교실에서 일하면서 교수님과 보냈던 시간들은, 살면서 좋은 사람들을 곁에 두어야만 하는 이유를 몸소 깨닫게 해주었다.
종이컵 하나 허투루 버리지 않으시는 검소함, 일일이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사소한 부분까지 배려하시는 모습들, 따뜻하고 정갈한 모습들.. (호텔관광대, 특히 외경의 데쓰노트 1위 H모 교수님은 할머니 교수님들 중에 연세도 제일 어리시면서 정말 몹쓸 인격을 자랑하시어 김교수님의 아우라를 더욱 빛나게 하셨더랬다)
전공을 살리지 않아 안타까워 하시겠지만, 그래도 분명히 격려해 주실꺼다.
뭐 꼭 격려를 듣고자 하는 건 아니지만.. 암튼 꽃피는 봄이오면 화과자를 사들고 포크레인과 트럭이 난무하는 세종유니벌시티에 교수님을 뵈러 꼭 찾아가야겠다.
오늘 괜시리 교수님이 너무도 뵙고 싶은 날이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