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4일 목요일

너에게 나를 보낸다(1994)

 

감독 장선우│출연 여균동, 정선경, 문성근, 김부선

 

장희빈이 되기 전까지 정선경은 엉덩이가 예쁜 여자였다.

이런저런 쇼프로에 매우 짧거나 무척 타이트한 청바지를 입고 입술보다 1.5배는 두텁게 립스틱을 바르고 나와 해맑게 웃던 그녀가 이상하리만치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런데 그녀앞에 다른 부위도 아닌 엉덩이가 예쁜여자라는 수식어가 붙게된 경위를 난 도저히 알아낼 수가 없었다. 아무도 나에게 알려주지도 않았다.

 

그 당시, 지금의 나보다 더 어렸던 정선경(바지)이 세계적인 엉덩이로 대스타가 되고 표절로 신춘문예에서 탈락한 문성근(나)은 그녀의 가방모찌가 되고 사건25시에서 동네아줌마들 곗돈 떼먹고 도망가는 역할의 1인자 단역아줌마가 일삼는 만원권을 내밀며 천원짜리로 오백원짜리로 백원짜리로 바꿔달라는 변태행위를  군말없이 받아줘야하는 은행창구직원 여균동(은행원)은 자신들의 삶을 출판해 작가로 출세한다. 이 영화 왠지 다시 볼 마음은 전혀 안생기지만 한 번 봐서는 사실 잘 이해할 수 없다 그냥

우리와 함께 섞여 보통사람처럼 살아가고 있는 당신들 중 누군가도 바지거나 나거나 은행원이겠거니 하고 생각하니 멀미도 나고 허탈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다 그리고 자꾸만 나이를 먹는 것 같다

<2008.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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